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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티를 출발한 지 세 시간쯤 흘렀을까. 땅빛이 점점 붉어진다. 고요했던 초원이 갈라지며 계곡의 입구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사람의 손보다 바람과 시간이 먼저 지나간 흔적들. 거대한 붉은 절벽은 말없이 서 있고, 그 아래로 ...
몰타에서의 마지막 날, 바닷가 점심과 와인바 저녁.파스티치와 토끼 스튜, 프티라와 와인까지—몰타는 입으로 기억하는 섬이었다.돌에서 자란 포도, 빵에 담긴 햇살, 그리고 테이블 위에 남은 시간들.여행은 결국 한 끼에서 기억된다 ...
여행이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이야기는 다시 시작되곤 한다. 고조섬에서 돌아온 날 밤, 나는 숙소 창가에 앉아 몰타 지도를 다시 펼쳤다. 익숙한 지명들 사이에 낯선 단어들이 있었다. Mdina, Blue Grotto, The ...
파워골프를 다시 시작하면서 골프책 한 권을 함께 써나가고자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레슨서도, 철학서도 아니다. 그 중간 어딘가에서, 누구나 편하게 읽고, 때로는 피식 웃고,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 읽고 나면 마음이 살짝 ...
카자흐스탄은 지금, 여행자들의 시선이 머무는 새로운 이름이다. 인구는 약 2천만 명. 세계 9위의 국토 면적 (약 272만㎢)을 가진 이 나라는, 도시보다 풍경이 먼저 시야를 채우는, 인간보다 자연이 먼저 말을 거는 드문 ...
이 땅은 유목의 리듬과 소련의 흔적, 이슬람의 고요가 지층처럼 쌓여 있는 곳이며 과거 유목 제국의 통로이자, 냉전기의 핵실험장이었고, 지금은 독립된 다민족 국가로서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 이 모든 층위를 한꺼번에 ...
카인디 호수엔 나무가 물속에 서 있고, 콜사이 호수의 물빛은 하늘보다 진하다. 침블락의 만년설은 케이블카로 올라가는 동안 아무 말도 없이 압도한다. 차른 캐니언은 땅이 울리는 소리를 간직하고 있다. 알틴에멜 국립공원의 사막은 ...
카인디 호수엔 나무가 물속에 서 있고, 콜사이 호수의 물빛은 하늘보다 진하다. 침블락의 만년설은 케이블카로 올라가는 동안 아무 말도 없이 압도한다. 차른 캐니언은 땅이 울리는 소리를 간직하고 있다. 알틴에멜 국립공원의 사막은 ...
이집트의 왕들은 포도주를 무덤에 함께 묻었고, 그리스의 디오니소스는 술과 광기의 신이 되었다. 로마의 병사들은 출정 전 와인에 빵을 적셨고, 성직자들은 미사의 피로 와인을 올렸다.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이라 불렸던, 그러나 아무도 모르는 그곳 세이셸. CNN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50곳” 중 하나로 꼽았던 그 곳. 영국의 찰스 황태자 (현 찰스 3세)가 다이애나비와 신혼여행을 보낸 섬으로 ...
몰타 본섬에서 페리를 타고 북서쪽으로 25분쯤. 물살이 잔잔한 날이었다. 배는 소리 없이 바다를 가르며 고조섬 (Gozo)으로 향했다. 이 섬은 몰타의 또 다른 얼굴이다. 본섬이 도시와 유산, 사람들로 가득한 무대라면, ...
나는 아직 닿지 않은 감정들을 상상했다. 도보로 3분 거리에 있는 해안가까지 내려가니, 노을이 스르르 번지고 있었다. 처음 보는 바다였지만 왠지 낯설지 않았다. 아마 이 섬의 기억이 먼저 나를 기억해준 탓이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