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호텔이 선보인 여름 한정 ‘Chilling & Healing’ 패키지는 단지 객실 할인이나 식사 혜택에 머물지 않는다. 한낮의 무더위를 피해 도심에서의 작은 일탈을 원하는 이들에게 ‘호텔의 낮’을 재해석한 구성이다.
오늘은 카인디 호수로 간다. 아침 6시 반, 식당은 문을 열었지만 아침은 생략했다. 배는 조금 고팠지만, 마음이 더 앞섰다. 오히려 이렇게 비워진 상태로 길을 나서는 것이 어울릴 것 같았다. 물 한 병과 초코바 하나만 챙기고 배낭을 멨다. 전날 밤, 기온은 영하 가까이 떨어졌고, 알마티의 골목마다 안개가 내려앉아 있었다. 여행은 이런 날 떠나는 게 맞다.
몰타 본섬에서 페리를 타고 20여 분, 고조섬에 도착하면 풍경은 갑자기 고요해진다.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돌담과 들판, 그리고 시간조차 멈춘 듯한 고즈넉한 언덕마을 Xagħra (샤라). 이곳은 관광지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삶이 이어져 온 곳이다. 천천히 걷다 보면, 고조섬이 품고 있는 신화와 역사가 서서히 드러난다.
바다는 조용했고, 하늘은 낮게 깔려 있었다. 고조섬 북동쪽, 붉은 모래로 유명한 라마라 해변 (Ramla Bay)은 지중해 한복판에서 가장 따뜻한 색감을 품은 해변이다. 백사장이 아니라 붉사장. 부드러운 곡선으로 펼쳐진 해안선 위로 붉은 모래가 깔리고, 잔잔한 파도가 리듬을 만들어냈다.